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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지브리 입문 순서 추천, 나이·취향별 루트와 미야자키 하야오·다카하타 이사오 작품 구분

by 영화는 영화다 2026. 10. 14.

지브리 작품을 처음 보려는 분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게 "어디서부터 시작하느냐"입니다. 개봉 순서대로 보면 1984년 작품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어린 자녀와 함께라면 첫 편부터 분위기가 꽤 무거울 수 있어요.

그래서 이 글은 개봉 연도 목록 대신 보는 사람의 나이와 취향에 맞춘 루트를 제안합니다. 그 전에 꼭 알아 두면 좋은 구분이 하나 있는데, 바로 지브리를 함께 세운 두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의 차이입니다.

먼저 감독부터 나눠 보기

"지브리 영화"라고 묶어 부르지만, 두 감독의 작품은 결이 꽤 다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하늘을 나는 장면, 상상 속 생물, 모험의 세계를 즐겨 그렸고, 다카하타 이사오는 실제 일본의 생활과 역사, 평범한 사람의 감정을 차분하게 따라갔어요.

구분미야자키 하야오다카하타 이사오
주요 장편천공의 성 라퓨타(1986), 이웃집 토토로(1988), 마녀 배달부 키키(1989), 붉은 돼지(1992), 모노노케 히메(1997),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벼랑 위의 포뇨(2008), 바람이 분다(2013),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2023)반딧불이의 묘(1988), 추억은 방울방울(1991),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1994), 이웃집 야마다군(1999), 가구야 공주 이야기(2013)
세계판타지, 하늘, 상상 속 생물현실의 일본, 일상, 역사
주인공스스로 길을 찾는 소녀·소년시대와 생활 속 평범한 사람
감정의 결모험 뒤의 성장오래 남는 쓸쓸함과 여운
입문 난도대체로 낮음작품별 편차가 큼

참고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는 지브리 설립 전 톱크래프트에서 만든 미야자키 작품인데, 지금은 지브리 작품 목록에 함께 올라 있습니다. 또 1988년에는 <이웃집 토토로>와 <반딧불이의 묘>가 일본에서 함께 상영됐는데, 두 감독의 차이를 이보다 선명하게 보여주는 조합도 드물어요.

포스터 자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이웃집 토토로 · 반딧불이의 묘(en.wikipedia.org) · 비교 편집: khjoon520

포스터 자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en.wikipedia.org) · 이웃집 토토로 (en.wikipedia.org) · 반딧불이의 묘 (en.wikipedia.org) / 비교 편집: 영화는 영화다

나이별 추천 루트

미취학·초등 저학년과 함께

이웃집 토토로 → 벼랑 위의 포뇨 → 마녀 배달부 키키 순서를 권합니다. 세 편 모두 큰 악당이 없고, 무서운 장면이 짧게 지나갑니다. 토토로는 숲과 비 오는 정류장처럼 아이가 일상에서 다시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이 많아 첫 편으로 특히 무난해요.

초등 고학년·중학생

천공의 성 라퓨타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하울의 움직이는 성으로 이어 가면 모험의 규모가 점점 커집니다. 센과 치히로는 낯선 세계에서 이름을 잃지 않으려는 이야기라 이 나이대에 특히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이름이 왜 중요한지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름 상징과 결말 해석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고등학생 이상·성인

모노노케 히메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 붉은 돼지 → 바람이 분다를 추천합니다. 자연과 인간의 충돌, 전쟁과 꿈 사이의 모순처럼 미야자키 작품의 무거운 주제가 정면으로 나오는 편들이에요. 여기에 다카하타의 <추억은 방울방울>을 하나 끼워 넣으면 분위기가 한결 달라집니다.

취향별 추천 루트

  • 판타지 세계에 푹 빠지고 싶다면: 센과 치히로 → 하울의 움직이는 성 →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 하늘을 나는 장면을 좋아한다면: 천공의 성 라퓨타 → 마녀 배달부 키키 → 붉은 돼지
  • 현실적인 이야기가 좋다면: 추억은 방울방울 → 귀를 기울이면 → 코쿠리코 언덕에서
  • 오래 남는 여운을 원한다면: 가구야 공주 이야기 → 반딧불이의 묘
  • 자연과 환경에 관심이 있다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 모노노케 히메 →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귀를 기울이면>(1995)은 곤도 요시후미 감독, <코쿠리코 언덕에서>(2011)는 미야자키 고로 감독 작품입니다. 두 거장 외의 감독이 만든 지브리 작품도 섞어 보면 스튜디오의 폭이 훨씬 넓게 보여요.

다카하타 이사오 작품만 따로 보는 순서

미야자키 작품은 어느 루트로 가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지만, 다카하타 작품은 일부러 챙기지 않으면 놓치기 쉽습니다. 다섯 편을 부담이 적은 순서로 줄 세우면 이렇습니다.

순서작품이런 이야기먼저 보면 좋은 이유
1이웃집 야마다군 (1999)신문 4컷 만화가 원작인 한 가족의 일상수채화풍 그림과 짧은 에피소드라 진입이 쉬움
2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1994)신도시 개발로 숲을 잃는 너구리들유머 속에 환경 이야기가 섞여 있음
3추억은 방울방울 (1991)시골로 휴가를 떠난 27세 직장인의 어린 시절 회상어른이 되어 볼수록 공감이 큰 작품
4가구야 공주 이야기 (2013)옛이야기 다케토리 이야기를 붓 터치로 다시 그린 작품그림체 자체가 하나의 체험
5반딧불이의 묘 (1988)전쟁 말기를 버티는 남매가장 무거워서 마지막에 권함

한 달 동안 주 2편씩 본다면

가족과 함께 주말마다 한두 편씩 본다고 가정하고 짠 예시입니다. 앞쪽은 아이와 함께, 뒤쪽은 어른끼리 보는 편으로 나눴어요.

  • 1주차: 이웃집 토토로, 마녀 배달부 키키
  • 2주차: 천공의 성 라퓨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3주차: 하울의 움직이는 성, 추억은 방울방울
  • 4주차: 모노노케 히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루트를 따라가다 보면 미야자키 작품마다 비슷한 선율이 들린다는 것도 느끼게 됩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이후 미야자키 장편 대부분의 음악을 히사이시 조가 맡았기 때문이에요. 반대로 다카하타 작품은 편마다 음악 담당이 달라서, 음악만 들어도 두 감독의 작업 방식 차이가 드러납니다.

이렇게 보면 판타지에서 현실로, 모험에서 질문으로 무게가 조금씩 옮겨 갑니다. 중간에 다카하타 작품 한 편을 넣은 이유는 두 감독의 차이를 직접 느껴 보기 위해서예요.

순서를 짤 때 피하면 좋은 것

<반딧불이의 묘>는 전쟁 속 남매의 이야기라 어린 아이와 함께 첫 지브리로 보기에는 무겁습니다. 제 생각에는 지브리 작품을 서너 편 본 뒤, 다카하타 감독의 시선에 익숙해졌을 때 보는 편이 영화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좋습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도 마찬가지예요. 2024년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작품이지만, 미야자키의 이전 작품들에서 나온 이미지와 주제가 겹겹이 쌓여 있어서 마지막에 볼수록 읽을거리가 많아집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과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두 작품 사이 20여 년 동안 감독의 질문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보입니다.

지브리 다음에는

지브리 루트를 다 돈 뒤 다른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로 넘어가고 싶다면,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이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입니다. 하늘과 빛을 그리는 방식이 지브리와 또 달라서 비교하며 보기 좋아요. 입문작으로는 너의 이름은 리뷰를 먼저 참고해 보셔도 좋습니다.

참고: 스튜디오 지브리 공식 작품 목록, 나무위키 스튜디오 지브리 연표, 위키백과, KMDB.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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