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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좁은 동네 범죄극을 원하면 《범죄도시》(2017), 빠른 추격과 통쾌한 대결을 원하면 《범죄도시2》(2022)가 좋은 출발점입니다. 《범죄도시3》(2023)는 마약 유통을 둘러싼 두 악역의 충돌, 《범죄도시4》(2024)는 온라인 도박의 정보와 현장 폭력이 나뉘는 구조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아래 비교 범위는 1~4편입니다. 주요 수사 과정과 마지막 대결의 공간을 언급하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흥행 순위 대신 범죄 정보를 얻는 방법, 악역의 행동, 마석도의 몸이 놓이는 공간이라는 같은 기준으로 보겠습니다.
1. 1편: 동네를 아는 형사와 동네를 빼앗는 장첸
1편의 장점은 세계가 좁다는 데 있습니다. 관객은 골목, 식당, 사무실, 경찰서의 거리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고 장첸은 그 좁은 판을 실제로 장악한 사람처럼 움직입니다. 마석도도 아직 슈퍼히어로처럼 과장되기보다 동네의 질서를 아는 형사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폭력의 무게가 더 직접적으로 느껴집니다.
이 시기의 웃음은 긴장을 풀기 위한 장치라기보다 현장의 말맛에 가깝습니다. 인물들이 서로 밀고 당기는 리듬이 살아 있고, 마석도의 힘도 이야기 안에서 필요한 순간에 터집니다. 시리즈가 커진 뒤에도 1편이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바로 이 밀도 때문입니다.
장첸 일당은 채무자를 위협하고 기존 조직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주민의 생활 공간을 범죄의 무대로 바꿉니다. 마석도는 동네 사람과 조직의 관계를 알고 있어 그 정보를 수사에 사용합니다. 그래서 같은 골목을 지나도 장첸에게는 빼앗을 구역이고 형사들에게는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읽어야 할 지도입니다.

범죄도시 (2017) · 영화 홍보 스틸 (씨네21 영화 포토 갤러리) / 씨네21
공항 화장실의 마지막 대결은 넓은 범죄망을 좁은 공간으로 압축합니다. 도망칠 통로가 제한되면서 장첸의 날붙이와 마석도의 몸이 직접 맞부딪힙니다. 악역의 기세가 얼마나 큰지뿐 아니라 벽과 칸막이 사이에서 그 기세가 어떤 움직임으로 바뀌는지 볼 만합니다. 앞에서 쌓인 지역의 공포가 이 대결에 무게를 줍니다.
2. 2편: 먼 곳의 공포를 추격의 속도로 바꾸기
2편은 공간을 해외로 넓히면서 시리즈가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납치와 추적의 구조가 단순하지만 명확하고, 강해상은 “잡아야 하는 이유”를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관객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악역입니다. 덕분에 액션의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베트남에서 시작된 수사는 국내의 납치와 몸값 거래로 이어집니다. 강해상은 돈을 얻기 위해 사람을 붙잡고 이동시키며, 수사는 그가 누구를 다음 대상으로 삼는지 따라가야 합니다. 장첸이 영역을 차지하는 위협이라면 강해상은 사람과 돈의 이동을 끊임없이 강제하는 위협입니다.

범죄도시2 (2022) · 영화 홍보 스틸 (씨네21 영화 포토 갤러리) / 씨네21
장이수가 돈가방을 들고 움직이는 과정에는 수사의 필요와 자신의 생존 계산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웃음은 별도의 휴식 시간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추격의 경로를 바꾸는 행동에서 생깁니다. 버스 안 최종 대결에서는 좁은 통로와 좌석 때문에 두 사람이 정면으로 부딪힙니다. 1편 화장실과 공간은 다르지만 넓게 벌어진 사건을 가까운 거리의 타격으로 끝내는 방식은 이어집니다.
3. 3편: 같은 편이 아닌 두 악역의 동선
3편에서 주성철은 경찰의 신분을 가진 범죄자이고 리키는 마약을 회수하려 들어온 일본 조직의 해결사입니다. 두 악역을 단순히 숫자가 늘어난 강적으로 보면 수사의 재미를 놓칩니다. 주성철은 정보와 지위를 이용해 흔적을 감추고 리키는 직접적인 살상으로 물건을 추적합니다. 마석도가 따라가는 유통 경로에 서로 다른 목적이 겹칩니다.

범죄도시3 (2023) · 영화 홍보 스틸 (씨네21 영화 포토 갤러리) / 씨네21
리키의 칼을 상대하는 싸움에서는 타격을 주고받는 힘뿐 아니라 거리를 좁히는 위험이 중요합니다. 주성철과의 대결은 경찰 조직 안의 위치와 범행을 연결해 온 수사의 끝에 놓입니다. 두 싸움은 같은 빌런을 두 번 잡는 과정이 아니라, 물건을 되찾으려는 폭력과 내부자의 은폐를 각각 끊는 과정입니다.
코미디를 읽을 때도 장이수가 모든 편의 수사를 돕는다고 묶어서는 안 됩니다. 3편 본편에서는 초롱이 등 새로운 정보원이 역할을 나눕니다. 마석도가 상대의 허세를 누르고 정보를 받아내는 익숙한 리듬은 유지되지만 그 웃음을 만드는 조연과 사건의 연결 방식은 달라집니다.
4. 4편: 정보를 읽는 팀과 폭력을 행사하는 조직
4편의 범죄는 주먹으로만 추적할 수 없습니다. 프로그래머의 죽음과 온라인 도박 운영이 연결되면서 사이버수사팀이 정보를 해석하고, 마석도는 그 정보가 가리키는 현장으로 이동합니다. 장동철은 돈과 지분을 통제하고 백창기는 실행 단계의 폭력을 담당합니다. 둘의 갈등은 같은 조직 안에서도 통제 수단이 다르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장이수의 재등장 또한 단순한 반가움에 그치지 않습니다. 도박판의 언어를 이해하는 인물을 수사에 끌어들이며, 범죄의 정보를 알아내는 과정에 희극을 붙입니다. 이를 1편의 주민 협조와 비교하면 공동체 전체가 나누던 정보가 후속편에서는 전문 인력과 익숙한 조력자에게 분배되는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범죄도시4 (2024) · 배급사 제공 스틸 (KOFIC 수록) / KOFIC 한국영화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백창기의 근접전은 짧고 빠른 행동으로 위협을 만들고, 장동철의 권력은 돈과 운영에 있습니다. 둘이 같은 조직에 있어도 상대를 대체 가능한 도구로 보는 방식이 갈등을 만듭니다. 마석도에게 필요한 것도 힘의 추가가 아니라 온라인 기록을 현장의 인물로 연결해 줄 협업입니다.

범죄도시4 (2024) · 배급사 제공 스틸 (KOFIC 수록) / KOFIC 한국영화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비행기 안의 마지막 대결에서는 제한된 객실과 좁은 이동 공간이 도주를 막습니다. 2편의 버스와 마찬가지로 사건의 규모가 커져도 관객에게 제공하는 최종 쾌감은 몸과 몸 사이의 거리로 돌아옵니다. 차이는 그 공간에 도달하기까지 수사가 주민의 말, 몸값 이동, 마약 경로, 온라인 정보 가운데 무엇에 의존했는지에 있습니다.
5. 순서보다 먼저 정할 것은 원하는 재미입니다
| 편 | 핵심 공간 | 빌런의 인상 | 톤 |
| 1편 | 서울 가리봉동 일대 | 장첸의 생존형 폭력 | 거칠고 어두운 범죄극 |
| 2편 | 베트남과 한국 | 강해상의 납치·살인 공포 | 속도 빠른 추격 액션 |
| 3편 | 마약 수사와 도시 네트워크 | 주성철·리키의 이중 압박 | 코미디가 더 올라온 수사극 |
| 4편 | 온라인 도박 조직 | 백창기·장동철의 분업형 범죄 | 시리즈 공식이 가장 또렷한 액션물 |
마지막으로, 시리즈를 비교할 때 관객 반응의 차이도 이해해야 합니다. 1편을 좋아하는 관객은 거친 현실감과 악역의 압박을 기억하고, 후속편을 좋아하는 관객은 더 선명한 통쾌함과 반복되는 캐릭터 플레이를 기대합니다. 어느 쪽이 더 옳다기보다 같은 시리즈에서 원하는 재미가 다른 것입니다.
- 시리즈의 결을 제대로 느끼려면 1편부터 보는 것이 좋습니다.
- 가볍게 통쾌함을 원하면 2편을 먼저 봐도 흐름 이해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 3편과 4편은 마석도 캐릭터를 이미 알고 볼 때 농담과 반복 구조가 더 잘 들어옵니다.
1편의 현실감을 좋아한다면 형사와 주민이 사건 정보를 나누는 장면을, 후속편의 속도를 좋아한다면 조력자의 행동이 다음 추격으로 이어지는 순간을 비교해 보세요. 네 편은 똑같은 주먹을 반복하지만 그 주먹이 닿아야 할 상대를 찾아내는 과정은 같지 않습니다. 반대로 범죄 구조가 커졌다고 항상 인물의 긴장까지 커지는 것은 아니므로, 사건 규모와 장면의 압박을 분리해 평가하는 편이 좋습니다.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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