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3 의형제 (브로맨스, 아버지 서사, 남북 첩보)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마주쳤는데 끝까지 보고야 말았습니다. 「의형제」가 딱 그런 영화입니다. 남북 첩보물이라고 해서 무겁고 진지한 정치 드라마를 예상했는데, 막상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건 총격전이 아니라 두 남자의 어설픈 동거와 그 속에서 스며드는 쓸쓸함이었습니다. 그 간극이 꽤 컸고,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망한 작전 하나가 두 인생을 바꿨다영화는 6년 전 서울 한복판 아파트에서 벌어진 총격전으로 시작됩니다. 국가정보원, 줄여서 국정원의 대공팀장 이한규는 북한 암살 조직 '그림자'를 잡겠다는 일념으로 상부 보고도 없이 독단적으로 작전을 강행합니다. 여기서 대공(對共)이란 공산 세력이나 간첩 활동에 대응하는 업무를 뜻합니다. 국정원 내에서도 가장 강도 높은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입니다.한.. 2026. 6. 14. 영화 관상 (팩션사극, 계유정난, 운명과선택) 영화를 보기 전부터 반신반의했습니다. '관상'이라는 소재가 조선 초기의 피비린내 나는 권력 투쟁과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자칫하면 진지함도 재미도 다 놓치는 애매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거든요. 그런데 막상 끝까지 보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건 관상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능력조차 무력하게 만드는 시대의 구조였습니다.관상학이라는 소재가 정치 스릴러와 맞닿는 방식솔직히 처음에는 관상학을 스토리의 중심에 놓는다는 설정이 다소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관상학이란 사람의 얼굴, 골격, 눈빛 등 외형적 특징을 통해 성품과 운명을 읽어내는 동양의 전통 술수학을 말합니다. 미신으로 치부되기 쉬운 이 소재를 영화는 정치적 판단 도구로 끌어올립니다.주인공 김내경이.. 2026. 4. 4. 택시운전사 (소시민 시선, 5·18, 실화 영화) 솔직히 처음엔 그냥 볼만한 역사 영화겠거니 했습니다. 2017년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 1,200만 관객을 동원한 천만 영화라는 타이틀보다는 "5·18을 배경으로 한 실화"라는 설명이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즈음, 가슴 속에 묵직한 돌덩이가 하나 들어앉은 것처럼 숨이 막혔습니다. 이 글은 그 감정이 어디서 왔는지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한 것입니다.소시민의 시선으로 본 5·18, 왜 이 선택이 효과적이었나영화의 배경이 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의 계엄령에 맞서 광주 시민들이 저항하다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역사적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다룬 기존 작품들은 대부분 피해자나 운동권 인물을 서사의 중심에 세웠는데, 택시운전사는 완전히.. 2026. 4.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