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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2

대도시의 사랑법 (퀴어 서사, 아웃팅, 열린 결말)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한국 상업 영화에서 퀴어 서사가 이 정도로 전면에 등장할 수 있다는 걸 믿지 않았습니다. 기대 반 의심 반으로 극장에 들어갔는데, 보고 나와서는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재희와 흥수라는 두 인물이 13년을 함께 살아낸 이야기가, 생각보다 훨씬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았기 때문입니다.이 영화가 퀴어 로맨스가 아닌 이유〈대도시의 사랑법〉은 분명 퀴어 서사(Queer Narrative)를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퀴어 서사란 성소수자의 정체성과 그들이 살아가는 현실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퀴어 로맨스, 즉 동성 커플의 연애 이야기로 소비되기를 거부합니다.흥수는 게이 남성이고, 재희는 이성애자 여성입니다. 두 사람은 연인이.. 2026. 4. 8.
파묘 리뷰 (오컬트, 항일 서사, 음양오행) 공포영화를 잘 못 보는 편인데도 〈파묘〉 예고편을 보고 "이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상 극장 자리에 앉고 나서 후회했지만요. 오프닝부터 사운드가 심상치 않더니, 134분 내내 긴장을 한 번도 못 풀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극장을 나오면서 느낀 감정은 공포가 아니라 묵은 먼지를 털어낸 것 같은 묘한 개운함이었습니다.오컬트 장르인 줄 알았는데, 역사물이었다〈파묘〉를 "귀신 나오는 공포영화"로 기대하고 들어갔다면 중반부터 조금 당황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일반적으로 오컬트 영화는 초자연적 현상 자체를 공포의 핵심으로 삼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작품은 그 공포의 뿌리를 일제강점기 친일의 업보와 식민 잔재에 연결합니다. 귀신이 무서운 게 아니라, 그 귀신이 왜 거기 있는지가 .. 2026.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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