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90 영화 퀴어 (인물 관계, 짝사랑, 루카 구아다니노)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신작 〈퀴어〉는 2024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된 작품입니다. 처음엔 단순한 퀴어 로맨스물이겠거니 했는데, 극장을 나오고 나서 한참 동안 말이 안 나왔습니다. "사랑받고 싶었던 게 아니라, 사랑하는 척이라도 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리와 유진, 이 관계를 연애라고 부를 수 있을까혹시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이게 사랑인지, 아니면 그냥 집착인지" 구분이 안 됐던 적 있으신가요? 〈퀴어〉는 그 경계선에서 시작해 끝까지 그 경계를 허물지 않는 영화입니다.중년 작가 윌리엄 리(대니얼 크레이그)는 1950년대 멕시코시티에서 술과 마약으로 하루하루를 흐릿하게 보내는 인물입니다. 미국에서 도망쳐 온 이방인이고, 이미 많은 것이 무너진 상.. 2026. 4. 27. 열여덟 번의 선물 (실화 모티브, 타임슬립, 모녀 관계) 한 엄마가 세상을 떠나기 전, 딸이 태어나서 18살이 될 때까지 매년 줄 생일 선물을 미리 주문해두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이탈리아 전역에 알려졌을 때 저는 기사 제목만 보고도 멈춰버렸습니다. 그 실화가 영화 「열여덟 번의 선물」의 시작입니다.실화가 먼저였다, 엘리사 지로토의 이야기혹시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내가 없어진 뒤에도 누군가의 생일을 챙길 수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이탈리아 트레비소에 살던 은행원 엘리사 지로토(Elisa Girotto)는 그 질문에 가장 구체적인 방식으로 답을 남긴 사람입니다.엘리사는 2016년 딸 알리체(Alice)를 출산한 직후 말기 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사로부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들은 뒤, 그는 딸이 성인이 되는 18.. 2026. 4. 26. 언포기버블 (반전 진실, 낙인과 재사회화, 열린 결말)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틀었을 때 범죄 스릴러로 예상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살인 전과자의 출소 이후'라는 설명만 보고 눌렀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건 스릴러가 아니라 사람 이야기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보는 내내 제 삶이 괜히 같이 축소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차갑고 눌려 있는 영화였습니다.반전 진실 — 루스는 정말 살인범이었는가영화는 루스 슬레이터(산드라 블록)가 경찰 살인죄로 20년을 복역하고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전과자의 재사회화 이야기'처럼 흘러가지만, 클라이맥스에서 뒤집히는 반전 진실이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20년 전, 다섯 살짜리 동생 케이트가 퇴거를 집행하러 들어온 경찰관 맥을 향해 총을 쐈습니다. 루스는 그 장면을 목격했고, 어린.. 2026. 4. 25.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레노라, 종교적 트라우마, 구조적 폭력) 영화를 보다가 "이 사람은 왜 저럴까"가 아니라 "이 사람이 저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뭘까"로 질문이 바뀌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는 그 순간이 레노라가 혼자 숲으로 걸어 들어갈 때였습니다. 이 영화가 그냥 폭력 스릴러가 아니라는 걸, 그 장면 하나로 확신했습니다.팩트: 이 영화가 만들어진 방식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The Devil All the Time)는 2020년 공개된 작품으로, 안토니오 캠포스 감독이 도널드 레이 폴락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연출했습니다. 러닝타임은 약 138분이고, 톰 홀랜드, 빌 스카스가드, 로버트 패틴슨, 세바스찬 스탠 등이 출연합니다. 2차 대전 직후부터 베트남 전쟁 시기까지, 미국 오하이오와 웨스트버지니아의 빈곤한 농촌 지역을 배경으로 여러 인물들.. 2026. 4. 24. 보헤미안 랩소디 (라이브 에이드, 카타르시스, 전기영화 한계) 퀸의 노래를 알고는 있었지만 그게 전부였던 분이라면, 이 영화를 앞두고 "퀸 팬도 아닌데 재밌을까?" 하는 생각을 한 번쯤 해봤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몇 곡은 광고나 예능에서 귀에 익었지만, 그 노래 뒤에 어떤 사람이 서 있는지는 거의 몰랐습니다. 그런데 조명이 꺼지고 첫 장면이 시작된 순간, 이 영화는 그냥 음악영화가 아니라는 걸 몸으로 먼저 알아챘습니다.퀸을 몰라도 무너지는 이유, 라이브 에이드영화 후반부에 펼쳐지는 라이브 에이드(Live Aid) 시퀀스는 러닝타임 기준으로 약 20분에 달합니다. 라이브 에이드란 1985년 아프리카 기아 구호를 위해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규모 자선 공연으로, 약 7만 2천 명의 관중이 현장을 가득 채웠던 역사적인 이벤트입니다. 영화 제작진은 실제 공.. 2026. 4. 23. 빠삐용 2017 리뷰 (리메이크, 찰리 허넘, 라미 말렉)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리메이크작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1973년 원작이 있는데 굳이?"라는 생각이 앞섰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생각보다 훨씬 잘 만든 탈옥 드라마였고, 동시에 "그래서 이걸 왜 다시 만들었나"라는 질문도 더 선명하게 남았습니다. 2017년 「빠삐용」,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드는 영화입니다.리메이크가 먼저라면 이것부터 확인하세요2017년판 「빠삐용」은 1930년대 프랑스령 기아나, 그러니까 남미에 실제로 존재했던 식민지 유형지를 배경으로 합니다. 실존 인물 앙리 샤리에르의 자전적 탈옥기를 원작으로 하며, 그가 가슴에 새긴 나비 문신 때문에 붙은 별명이 바로 '빠삐용(Papillon)'입니다. 프랑스어로 나비를 뜻하는 단어인데, 저는 처음 이 사실을 알.. 2026. 4. 22. 이전 1 ··· 4 5 6 7 8 9 10 ··· 15 다음